[등불조] @about_Mortaleye 님 커미션
<당화의 코레의 궁합>
당화와 코레의 사랑은 서로의 불안정함에 근거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처절하고 동시에 정결합니다. 오직 약한 자만이 스스로를 지켜내려고 아등바등 발버둥치게 됩니다. 당화와 코레 둘 다 자신이 가장 약하고 힘겨울 때 서로를 만났던 것 같아요. 약자끼리의 만남은 물론 서로를 헐뜯는 갈등이 되기도 하겠지만, 이 둘에게는 서로가 서로의 이유가 되는 시간이었어요. 내가 널 지키겠다는 게 아닌, 너와 함께하기 위해 계속 나 자신을 지키겠다는 약속. 상대의 짐까지 내가 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짐을 각자가 지고, 모든 인생이 그러하듯이 묵묵히 걸어가겠지만 어깨를 맞대고 함께 나아가겠다는 다짐. 그래서 이 두 사람의 사랑은 현재의 역경을 이겨내는 힘이자, 이 둘이 현재를 이겨내고 있다는 증명입니다. 두 캐릭터의 관계 기초에 나온 완드 9 카드는 지키고자 했던 것을 치열하게 지켜낸 만큼 지친 부상병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래서 더욱 자신이 이루어 낸 것을 뿌듯하게 느끼며 경계를 멈추지 않는 성실한 양상을 띱니다. 즉 이 두 사람의 사랑에는 인내와 더불어 발전과 노력, 그리고 자신의 삶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랑으로 하여금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굴레에 묶여 각자의 개성을 잃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개인으로서 여전히 일대일로 온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이 상대로 인해 희석되지 않고 오히려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더욱 안정적인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되니 이 관계에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되겠지요. 이는 둘 중 하나의 노력과 헌신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두 사람 다 각자의 존재 자체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함께 가꿔 온 결과라는 거예요. 그래서 두 캐릭터의 관계 핵심으로 펜타클 9 카드가 나왔어요. 이 카드는 자신이 힘내서 일궈낸 것을 바라보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로움을 보여준다고도 하지만 이 경우엔 결과물에 대한 흡족함과 만족함만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기대하는 모습도 보이지만요.
당화는 코레에게 애정이 있었고 코레와의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싶어했다는 것이 꽤 명백해 보입니다. 다만 당화가 바란 '관계를 잇는' 것은 아주 심도있게 꽉 밀어붙이는 관계라기보다는, 서로를 잘 이해한 상태에서 안정적이게 이어가는 적당한 수준의 관계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당화는 물론 그 이상의 단계를 원하긴 했지만, 그 전에 우선 서로가 서로를 더 잘 알고 차분하게 이해함으로써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모래 위가 아닌 반석 위에 주춧돌을 세워야 그 이후에까지 큰 문제 없을 거라고 여긴 것입니다. 당화가 관계에서 최초에 기대한 것으로 나온 펜타클 에이스 카드는, 이미 기반의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의 안정적인 시작을 나타냅니다. 사실 이는 외부의 도움이나 기존부터 있었던 바탕이 있지 않고서야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에, 사람 관계처럼 딱히 '도움'을 받을 데가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유독 소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카드입니다. 당화와 코레의 경우엔 그래도 같은 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만날 시간이 많았단 점이 강점이었던 것 같고, 그래서 당화도 이런 기대를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만 당화가 간과했던 것이 있다면, 코레는 허술해 보일지언정 자신의 선택에 대한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강인한 사람이라는 거예요. 악은 악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선에서 딱 한 발짝 늦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레는 가장 치열한 상황에서조차 가장 선한 것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아가는 강인한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코레는 당화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올곧았고, 당화는 이렇게 당연스러울 정도로 꾸준한 코레를 보면서 그런 코레의 모습이 자신이 기대한 것에 비해 훨씬 적극적이라고 여겼어요. 당화가 코레를 보고 느낀 것으로 나온 마법사 카드는 다른 사람 앞에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 보이는 쇼맨십과, 그래도 괜찮을 만한 강렬한 능력을 보통 나타냅니다. 또한 서로 다른 두 가지-구체적으로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중개하고 관계맺는다는 점에서 조율이 잘 된 중간자로도 나타나는데, 이는 그만큼 코레가 당화에게 진심어린 태도를 보여 준 것이 아니었나 추측됩니다.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온전하게 서로의 뜻을 이해하려면 그 속을 무엇보다 솔직히 드러내 보여주어야 하니까요.
이런 코레의 적극적이고 솔직한 태도를 보면서, 움츠러들었던 당화는 어깨를 폈고 그가 본디 가졌던 다정한 심성을 확실하게 되찾았습니다. 이전에는 일종의 관성까지 포함하여 이렇게 행동했다면, 이때 당화는 보다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코레를 대한 것입니다. 당화가 관계에서 이제 드러내 보이는 태도로 나온 해 카드는 긴 고난 끝에 마침내 어떤 안정적인 결과에 이르러 이를 충분히 즐기는 상태를 보여줍니다. 마친 어린아이가 세상을 즐기듯이 평온하고 다정하게 세상을 맛보는 양상인 것이지요. 당화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유년의 다정을 잃은 친구예요. 하지만 코레가 있었기 때문에, 당화는 세상에 치여 잃어버렸던 자신의 천성적인 다정함을 온 진심을 다해 되찾았고, 동시에 자신이 가진 솔직한 마음을, 애정을 코레에게 올바르게 드러낼 수 있게 됐습니다. 상대에게 애정을 주었기 때문에 보상심리를 갖는 등의 불균형하고 불안정한 양상이 아니라 그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하는 태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거예요. 어떤 면에서 이는 어리숙한 아이 같은 모습이겠지만, 사실은 그렇게 진심을 드러내도 나는 상처입지 않는다는 안정과 성숙함을 동반해야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당화가 아주 완벽하게, 세상 다 산 사람처럼 성숙해진 건 또 아니에요. 당화는 자신의 진심을 마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가진 욕구, 감정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것은 두려워해요. 당화가 두려워하는 것은 달 카드로 표상되는, 자기 자신의 심연이자 자아의 그림자입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아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당화는 혼자이고 싶지 않아 해요. 그래서 상대가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죠. 관계의 책임을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지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결국 상대방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발버둥이에요. 근본적으로 자신은 코레라는 사람과 함께해야 행복하다는 한계는, 외로움을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당화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일면이죠. 그만큼 코레애 대한 애정이 무궁한 것이기도 하겠고요.
그렇다면 코레는 어떨까요? 코레는 사실 관계에 전반적으로 살짝 서툴었던 것 같아요. 사람을 잘 몰랐거나, 사람 관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코레가 최초에 원한 건 다름아닌 자신이 이 관계를 모두 주도하여 이끌어가는 모습이에요. 내가 더 잘 해야겠다, 내가 더 성숙해져서 더 좋은 제안을 제시하고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 관계를 겪으면서 좋으나 싫으나 이리저리 치여 보고 나면 자신이 홀로 밀어붙이는 것은 그리 좋은 태도가 아니란 사실을 금방 알게 되죠. 이 점을 코레는 나중에 깨달은 것 같지만, 그럼에도 코레가 당화와의 관계에서 기본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내가 하겠다"예요. 당화는 일정량 코레에게 맡기기도 하는데, 코레는 상당히 악착같다 할 정도로 자신의 능력 범위에 닿는 것은 끌어안고 갑니다. 그리고 재밌게, 코레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다름아닌 당화 덕분이에요. 코레는 어리석지 않아요. 너무 많은 것을 홀로 끌어안고 가면 자신이 먼저 지치고 닳는다는 것을 알죠. 하지만 당화는 코레가 닳게 두지 않았어요. 코레와 부드럽게 대화하고, 조율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 궤도를 따를 수 있도록 상냥하게 알려주었죠. 당화는 코레의 손을 잡고 나아가긴 했지만, 코레를 일방적으로 이끌어가지도 않았고 코레의 등을 떠밀지도 않았어요. 당화 자신도 미숙했기 때문에 차분하게 함께한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코레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아요. 코레가 당화와의 관계에서 실제로 느낀 것은 연인 카드로 드러나는데, 이 카드는 사랑 자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연인 사이에 무릇 있어야 할 의사소통을 보통 나타내거든요. 코레는 당화로부터 소통을 배웠고, 사람 사이를 이어가는 방법을 배웠어요. 함께 버텨나가자는 약속은, 이렇게 하면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조용한 가르침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사실 당화 자신 또한 그렇게 버텨 왔기 때문에 코레에게 알려줄 수 있었으리라는 사실을 코레는 모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코레는 기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모두 하려고 합니다. 당화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코레를 버티게 하는 힘이거든요.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을 혼자 다 해내놓고 당화에게 밀어붙이게 되면 그 자체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코레는 해 둔 채로 기다려요. 당화의 사정을 먼저 이해하고, 당화가 나아갈 길에 먼저 서서, 자기 나름의 해결책과 애정과 위로를 준비한 채로 당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코레가 실제 관계에서 드러내 보이는 모습으로 나온 완드 3 카드는 자신이 이미 뿌린 씨앗이 자라 결실을 맺길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당화가 걷는 길은 이미 코레의 안배 안에 있는 것이란 뜻입니다. 당화는 자신의 속도로 천천히 걸으면서 마치 태양처럼 그 애정을 꾸준히 코레에게 내어주고, 코레는 그런 당화를 두어 발짝 앞에서 기다리면서 당화를 위한 온기를 내어줍니다. 그 누구도 닳지 않고, 그 누구도 지치지 않아요. 이 둘의 관계는 그렇게 서로에게 작용하고 서로에게 힘이 됩니다. 하지만 때로 코레는 자신이 너무 피상적으로 당화를 이해한 것일까봐 걱정하게 돼요. 코레가 두려워하는 것으로는 완드 페이지 카드가 나왔는데, 이 카드는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소식을 얻는 파발꾼의 모습이지만 그 어떤 정보도 특별히 무게를 갖고 있지 않아서 경중 없이 금방 소비해버리고 마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즉, 코레는 당화를 가볍게 대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당화에 관련된 것은 모두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자신이 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을지를 매번 새롭게 결정하면서 당화의 발전을, 삶을 함께 경험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당화에 대한 것을 알아가는 데 급급해서 당화에게 정말 중요했던 것을 놓쳐 버린다면 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는 거죠. 그래서 코레는 매번 신중하면서도 자신이 어디까지 발을 내디뎌도 될지를 늘 미리 계획하고 오래 고민해요.
코레와 당화의 관계는 확실하게 안정적이에요.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방법이 뭔지 알고서 그것을 그대로 행한다는 점이 큰 강점 중 하나죠. 껴안을 수 있는 팔과 입맞출 수 있는 입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때리고 상처가 되는 말을 주고받는 게 인간이기 때문에, 사랑할 줄 알고 그것을 행하는 관계는 드물뿐더러 더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 둘의 관계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다름아닌, 그렇게 서로를 사랑할 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주저한다는 점입니다. 사랑하는 방법이란 어떤 궤도를 찾았을 뿐 결국 자신의 판단에 근거한 일이에요. 한 발짝 내디디는 것마저도 혹시 자신이 상대에게 괜한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망설이면서 둘은 천천히 나아가요. 그 때문에 상처줄 염려가 적을뿐더러 정말 상대를 위한 것이 무엇일지를 매번 확인하고 거듭 이해하면서 함께하게 됩니다. 아집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강점인 거예요. 관계 강점으로 나온 카드는 완드 2 카드로, 나아가는 것과 멈추는 것 중 하나를 고민하면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카드구요. 그러나 이런 주저함은 때로 파격적인 행보로 엇나가기도 합니다. 오래 참았기 때문에, 인내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모습이에요. 상대방을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이 베이스에 있다 보니 때로 그것이 충동처럼 터져서 상대를 상처입힐 수도 있어요. 관계 약점에 나온 탑 카드는 잘 유지되던 것이 별안간의 외압에 의해 펑 터져버리는 것을 보여주는 카드예요. 견고하게 이어졌던 것이 무너지는 순간의 충격을 나타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순간의 폭발은 아주 오랫동안 두 사람에게 상처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다면 미리 조심해야 해요. 아예 풀어져서 서로를 막 대할 순 없지만, 적어도 자신이 행동해도 괜찮은 범위를 늘려서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상호예의적 거리를 좀 줄일 필요가 있겠죠. 약간의 무례까지도 애정과 친근으로 기꺼이 받아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상황 자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너무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서로에게 정말 좋은 관계입니다. 그 점은 명확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