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코레 A. 아마란테] 코레 생일 축전 20230826
당화와 할아버지 둘이 사는 작은 섬의 하루는 아주아주 일찍 시작됩니다 새벽 세시가 되면 할아버지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납니다 그러면 당화도 졸린 기색도 하나 없이 벌떡 일어납니다 처서가 지나서 여름은 대충 다 지나간 셈이지만 해는 아직도 일찍 뜨기에 일어나는 시간도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면 네시쯤 일어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먼 것만 같습니다 마당 저편에 있는 수돗가에 가서 얼굴에 물을 묻히고 이를 닦습니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이 조그마한 집에서 긴 생과 짧은 평생을 산 두 사람에겐 앞이 안 보이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오래 전 할아버지가 이 섬에 들어올 때 집터를 잡으면서 손으로 깎았다는 언제 봐도 대충 생긴 돌계단을 밟고 바닷가로 내려갈 때는 손전등을 켜긴 합니..
커뮤/코레 A. 아마란테 202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