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ir Darling 3/베이비 비→마고트 하르모니아 블라이스] Star
커튼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입자 단위로 곱게 갈린 파편들은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모양새를 닮아있다. 틈을 둘 필요도 없는 물음을 마주하고서도 이렇듯 정신을 파는 이유가 무엇인지. 베이비가 가볍게 웃으며 커튼을 걷는다. 알갱이 하나 잡히지 않는 매끈한 표면이 손가락 틈으로 미끄러진다. 보드라운 촉감으로부터 은은한 햇발 냄새가 난다. 밤이 되었음에도 채 다 가라앉지 못한 햇살 특유의 따사로운 느낌이 좋아 한껏 명랑하게 웃은 베이비의 눈 너머로 하늘이 선하다. 밤은 이미 오래 전에 떠올라 해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없는 하늘이 까만 융단처럼 너르게 퍼져 있다. 까만 융단은 빛을 받으면 그 끝에 윤기를 서리곤 한다. 윤기가 흐르는 털끝에는 비단 검은 색뿐만이 아닌 다른 색감들이 어우러지고, 그 빛깔이야..
커뮤/마고트 H. 블라이스 2017.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