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힐→하이하모 도탈] 0820
"갖고 싶은 거, 있어?" 팔을 감아 오며 하이하모가 말간 얼굴로 물었다. 글쎄, 소파에 몸을 묻은 채 네힐은 심드렁하게 웅얼댔다. 그의 아내는 평소에도 그가 원한다면 간이고 쓸개고 내어 줄 것처럼 굴었으므로 이 말은 새삼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보통 이럴 때엔 어떻게 대답해도 곤란해졌다. 농담이든 진담이든 다음 날에는 열 배쯤 되는 물량으로 돌아올 게 분명했다. 오늘 무슨 날인가. 속으로 날짜를 헤아리며 손가락을 꼽다 보니 무언가 걸리는 감촉이 있었다. 오래 착용하니 한몸처럼 여겨 잊고 있던 모양이었다. 결혼반지... 그래. 그럴 시기였지. 생각이 났다. 그들의 기념일. 원하는 것이라... 소파 등받이 너머로 목덜미를 젖히며 네힐은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정말 그런 건 없는걸. 스스로 행동거지에 오해를 ..
동맹/하이하모 도탈 2023.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