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코레 A. 아마란테] 코레 생일 축전 20210826
=== 사각거리는 소리가 이내 멎는다. 조각칼과 엉성하게 깎다 만 꽃을 내려놓고 기지개를 쭉 켜자 온몸에서 우드득 소리가 난다. 의자에 늘어져 깊이 몸을 묻고 마스크도 벗고 손으로 눈가와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준다.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힘든 줄도 모르고 몰두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정신을 차리면 피로가 한번에 몰려와서 회복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어느 경지에 이르면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조각칼은 단단한 나무를 두부보다 부드럽게 파고들고, 눈에 힘을 주고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린 그대로 깎아낼 수 있게 된다고 하던데… 그저 취미생활을 조금 오래 해온 범재(凡材)인 자신에게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조각칼을 쥐는 건 때로 여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
커뮤/코레 A. 아마란테 2021.08.26